아주 오랫만에 봉원사에 들렀지만 역시 이른감이 없지 않다.
서울 도심에서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않음이라 연꽃이 피었는지 궁금해서다.
이 사찰엔 커다란 연못을 간직하지 아니하였지만, 대웅전 마당과 전각의 주변으로 커다란 화분을 드리워 놓고 연을 기르고 있다.
연꽃이 필 때면 전각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다른 곳에서는 이미 연꽃의 소식들이 들려옴인데,..... 무지무지 아쉬웁다.
봉원사는 안산(295m) 남서쪽으로의 자락에 위치한 태고종 총본산이다.
주변으로 연세대. 이화여대가 있고 동으로 독립문공원과 무악재 위로 인왕산으로 이어지는 숲길이 조성되어 있다.
정상에는 서북쪽에서 서울로 향하는 마지막 봉수대가 있는데, 남산의 봉수대와 통신을 하였을거다.
어디선가 재잘대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푸르른 숲을 한참이나 흔들어 주었다.
무엇이든 궁금해야할 시기에 많은 것들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안내문 등을 옮겨 태고종의 총본산인 봉원사의 이야기를 기록해 본다.
[봉원사 연혁]
신라 제51대 진성여왕 3년(889) 도선국사가 현 연세대 터에 창건하고 반야사라 하였다.
제21대 영조 24년(1748) 찬즙, 증암 두 스님에 의해 지금의 터전으로 이전하였고, 영조는 친필로 '봉원사'라 현액하였으며,
신도들 사이에는 이때부터 새로 지은절이라 하여 "새절"이라 부르게 되었다.
제22대 정조 12년(1788)에는 전국 승려의 풍기를 바로잡기 위한 8도승풍규정소가 설치되었으며,
제26대 고종 21년(1884) 발생한 갑신정변의 주축을 이룬 김옥균, 박영효, 서광범 등 개화파 인사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이동인 스님이 5년간 주석하였던 갑신정변의 요람지이기도 했다.
1911년 주지 보담 스님의 중수와 사지의 확보로 가람의 면모를 새롭게 하였다.
1945년 주지 기월 스님과 대중의 원력으로 광복기념관을 건립하였다.
1950년 9월 28일 서울수복 당시 병화로 광복기념관이 소진되었고, 이때 영조의 친필 현판등 사보와 이동인 스님 및 개화파 인사들의 유물이 함께 소실되었다.
1966년 주지 최영월 스님과 도화주 김운파 스님과 대중의 원력으로 소실된 염불당을 중건하였는데 이 건물은 대원군의 별처였던 아소정을 헐어 옮긴 것이다.
1991년 32대 주지 김성월 스님과 사부대중의 원력으로 삼천불전 건립 도중 대웅전이 소진됨에 즉시 중건을 시작하여
1994년 27, 33, 34대 주지 김혜경 스님과 사부대중의 원력으로 대웅전을 복원 낙성하였고, 명부전을 확장 이전하였다.
현재 50여 스님이 상주하며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부분 인간문화재(1973년 지정) 박송암 스님(2000년 2월 1일 입적) 주석,
그 후 1987년에 영산재 보존회 단체로 지정되어 범음, 범패 계승에 전력을 다하고자 교육기관인 옥천범음대학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또한 관음회, 화엄회, 학생회 등 법회가 개최되며 교도소, 소년원, 양노원, 고아원, 군부대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
[봉원사가비]
<1>
새벽에
인경소리
삼십삼천 문을 여네
철위산 확탕노란
지옥고도 사라지네
햇빛같은 대자대비 어디멘들 안비취랴
아련한 드라면수 부드러운 님의 손길
<2>
저녁에 쇠북소리 이십팔숙 잠을 자네
삼계가 화택인데 사생들도 편히 쉬네
슬기로운 달빛인양 도피안은 극락일세
참회에 두손모아 안겨보는 님의 품안
<후렴>
봉원사 봉원사 우리들의 봉원사
오늘도 부처님은 빨리오라 부르시네
[명부전 편액]
이 명부전 편액은 대학자 삼봉 정도전(1342~1398) 선생이 1397년(태조 6) 예서체로 쓴 글씨를 양각하고, 금니를 칠한 것인데, 오늘날 걸작품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1396년(태조 5)에 현비강씨가 승하하자, 강비의 존호를 신덕왕후로 봉하였다.
다음해 정월 지금의 정동(취현방)에 능을 조영하고, 왕후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원당인 흥천사를 창건하라고 하였으며, 지장보살을 모실 명부전을 짓도록 하였다.
그리고 명부전의 편액을 삼봉 선생에게 쓰도록 명하였다.
태종 이방원이 신덕왕후를 폄하하려는 의도로 1409년(태종 9)에 능을 지금의 정릉으로 천장하였다.
이후 능을 보살피지 않다가 1669(현종 10)에 신덕왕후를 종묘에 배향하면서 능침을 수리하고 다시 원찰을 세워 신흥사라 개명하였다.
1794년(정조 18)에 지금의 돈암동 흥천사로 이건될 때 명부전 건물은 당시 팔도승풍규정소가 있던 이곳 안산봉원사로 이건되어 천불전이라 명명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명부전이 중건되자 삼봉 선생이 쓴 편액을 다시 게안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이 명부전 편액의 왼쪽 상단을 보면, 작은 글씨로 정도전 필이라고 양각되어 있어 유학자로 조선개국일등공신이며 봉화백에 봉해진 삼봉 선생의 친필임을 알 수 있다.
편액의 규격은 가로 164cm, 세로 60cm이고, 글자는 가로 43cm, 세로 41cm이다.
2014년 3월 한국불교태고종 봉원사 주지
삼봉 정도전 선생기념사업회
[한글학회 창립한 곳]
이 곳 유서 깊은 봉원사는 우리 말 글의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1908년 8월 31일 국어연구학회(지금의 한글 학회)가 창립 총회를 연 곳으로 그 높은 뜻을 길이 남기고자 학회 창립 100돌에 이 표지석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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