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22) - #교동도 #대룡시장
<교동도>는 민통지역으로 교동대교를 집입하기 전에 검문소에서 출입증을 교부 받아 방문해야 한다. 돌아갈 때 역시 반납하심 되겠죠.
[대룡시장 인근 교차로]
<대룡시장>은 6.25때 연백군에서 교동도로 잠시 피난 온 주민들이 한강 하구가 분단선이 되어 고향에 다시 돌알갈 수 없게 되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향에 있는 <연백시장>을 본 따 만든 골목 시장이다.
[대룡시장]
대룡시장은 50여년간 교동도 경제 발전의 중심지였으며 지금은 실향민 어르신들이 대부분 돌아가시고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시장의 규모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벽화가 있어 더욱 친숙한 시장]
그러나 2014년 7월 교동대교가 개통과 함께 1980년대 영화 세트장 같은 대룡시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펑이요~~~!]
[황세환 시계방]
1939년 강화군 교동면 삼선리에서 태어난 황세환(1939~2016)은 강화군 교동이라는 지방 소시장에서 시계 수리업과 도장업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시계 수리 기술을 배우기 위해 외지로 나가 있었던 20대 후반의 5년을 제외하고 줄곧 고향을 지켰다.
[황세환 시계방]
기술 습득 목적으로 취직한 시계방에서 3년 동안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던 그는 본거지 교동으로 낙향하여 2~3년간 가방에 시계 수리 도구를 들고 다니며 주민들의 시계를 수리하면서 신용을 쌓았다.
1969년, 황세환은 고향인 강화군 교동면 삼선리 대룡시장 한 켠에 최장로가 문방구점을 했던 자리를 쌀 열 가마니 정도에 구입해 시계 수리 점포를 차렸다.
평생을 시계 작업을 했던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추위가 물러나고 싱그러운 봄내음과 함께 꽃들이 어우러진 2016년 4월, 째깍째깍 거리던 시계는 멈추고 목도장에 붉은 불빛을 비추며 칼날을 대시던 황세환은 세상을 떠났다.
그가 자리를 비운 시계방에는 명장의 손을 타던 시계들이 대신 반겨 주고 있다.
[노을로 서서 - 글 이정원]
사위는 노을 자락
눈시울에 내려 놓고
고갯마루 넘어가는
내 무게는 얼마일까
세월이 오두마니 앉아
지켜 보는 저울 눈
삶이란 꽃잎같아
떨궈야만 여문다기
샘물처럼 솟는 생각
핏줄마다 채웠는데
이렇듯 빈수레구나
꿈쩍 않는 저 눈금
[골목바다 - 김흥기]
태엽 풀린 내 인생
삭제된 이승주소 끌어안고
나, 여기 골목바다에
누워있네
반령도 안 되지만
내 한생 살아내던 드넓은 바다
거친 파도의 포효를 받아내며
잔인한 고함에 떨의 울다
휴지처럼 잠든 곳
그 따숩은 바다 여전한데
뱃구레를 쥐어짜던 쇠잔한
아우성들 다 어디갔나
지금은 뉘 있어 그 냉한 속 데펴주고
차 한잔의 젊은 위안 놓고 가랴
태엽 풀린 나,
비록 여기 골목바다엔 누워 있지만
새물결 굽이치는
인파의 노래에는
뒤 처지지 않으리
내 영혼
싱긋이 웃으면서
[연산군 - 김흥기]
해무 낀 나루 건너 교동도에 가면
고개숙인 "연산군"의 아품을 보리라
회색 연무 자욱한 화개산 구릉지
비탈진 깔그막길
외진 언덕배기
햇빛마저 외면한 가시울 속에서
수치와 슬픔에 떠는
곤룡포를 보리라
파도를 삼키던 거센 용틀임
분노를 태우며 증오를 뿜던 재위 십년이
신권에 무너져
거품처럼 잦아든 연산골 자락
회한에 함숨짓다 사위어 간
격랑 속 군주여, 불운이여!
귀막고 눈 감아도 보이고 들리리니
명징한 역사의
저 징소리
둥지거리, 제비거리, 와글와글거리, 조롱박거리, 벽화거리, 극장거리. 조잘조잘거리,....
시장통 각자의 골목에 붙여진 이름이다. 규모가 크지 않아 많이 걷지 않아도 와글와글, 조잘조잘 거리며 쉬이 둘러 볼 수 있겠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려니 젊은 여성분과 나이드신 아주머니께서 옥신각신 한다. 젊은 여성분이 차를 타려니 문을 열며 뭔가 던져주고 돌아서고, 여성분은 차 안에 있던 물건을 다시 가져와 아주머니에게 돌려주고,....
아마도 여성분이 물건을 구입했는데, 쫓아와 덤으로 더 주려했던 것 같다. 이내 여성분이 가게로 달려가 재차 돈을 지불하고 돌아온다. ㅋㅋ 곳곳에 그려진 벽화 만큼이나 더욱 포근하게 느껴짐은 이곳 주민들의 정이 아닌가 싶다.
어느날
교동의 시계가 고장이 났어요
시간도, 추억도 멈춰버렸지요
하지만 황세환 할아버지께서 고쳐주실 거예요
나처럼 더러 소문을 듣고 오시는 분들이 많을 거다. 섬에 다리가 놓이면 편리함도 있겠지만, 우려되는 것도 많을 것 같다. 오시는 분들은 이곳에서 <멈춘 시간>을 느껴보시고, 좋은 추억 마음에 가득 담아 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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