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일이다.
주변 농가에서 분양하는 '주말농장' 10평을 신청했다. 우리집 꼬맹이들 자연학습장? 겸,...
[농장 푯말]
아이들이 예쁘게 그린 농장푯말을 밭 뚜렁 기둥에 튼튼하게 부착했다. 매번 올 때마다 그 그림이 맘에 드는 모양이다.
밭에는 상추, 치커리, 쑥갓, 가지, 고추, 호박, 오이 등등 이웃집과 나눠 먹을 정도로 많이도 심어 놓았다.
물도 주고, 잡풀도 뽑고,... 아이들에게 직접 식물을 재배하는 것을 알게 하는 것도 있었지만, 뭐 그럭저럭 나의 소일거리로도 괜찮았다. 모든 것들이 다 잘 자라주었는데, 여름 장마철에 접어 들자 물폭탄을 맞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ㅉㅉ
밭에는 물이 가득차 몇일 동안 잠겨 있었다. 물이 빠지고 밭에 가보니 주렁주렁 달렸던 고추랑 토마토,.. 키 작은 것들은 죄다 녹아버렸다. 이를 어쩌나,... ㅉㅉ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 밭에는 키 큰 옥수수만 삐죽하게,..]
[열심히 옥수수 수확 중]
[잘 여문 옥수수]
콩, 옥수수를 빼고는 죄다 죽었다. 밭에는 온통 잡풀이 무성하다. 푸~우 이게 농부의 심정인가??,... 그래도 아이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옥수수 수확을 했다.
내심 어쩌나 저쩌나 할까 말까를 되풀이하다가 땅값은 비싸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날 삽자루 잡고 반나절 걸려서 10평을 뒤집어 버렸다. 그 위에 거름을 다시 넣고, 고랑을 캐고 배추를 심었다. 배추만 잘 된다면 그래도 겨울 김장을 하겠다 싶어서,..
[농장에 갔다가 잠자리를 보고,..]
다른 집들보다 일찍 심었던 탓인지 배추가 많이 자랐다. 농작물은 역시 관리를 잘 해 주어야 한다. 포기가 앉을 때면 배추를 묶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속이 잘 찬단다.
그런데 또 다시 10월말이 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갑자기 비가 내리더니 기온이 뚝! 뚝!
다음날 들여다보니 배축가 많이 얼었다. 어이구~~~ 이일을 어쩌나
그냥 둘 수 없어 수확을 하기로 했다. 얼어버린 배추 잎을 벗겨내니 주먹만한 속알만 남는다. 모두 100여포기나 심었는데,...
실한것 10여포기를 빼니,... 허당이다. 띠용~~~~
그 해에 심은것 만큼 절인배추를 주문해서 김장을 담그었다.
농부는 아무나 할 수 없나 보다. 농부의 마음은 농부가 안다. 맞다.
어찌되었거나 일년 농사 죽쒔다는 이야기다. 열심히 따라다닌 우리집 꼬맹이들 고마웠다. ㅋㅋ
그리고 2년 후 또 다시 해 보았다.
그 해에는 모든 농작물이 정말 잘 되었다. <전원일기???>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뚜거리탕 (0) | 2011.05.01 |
---|---|
주말농장(1) (0) | 2011.05.01 |
<2011년 전국학생 거북선 창작 경연 대회>에 참가하며 (0) | 2011.05.01 |
라스트갓파더 (0) | 2011.01.07 |
2009년 거북선 창작대회 (0) | 2010.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