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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기행

강원 평창(3) - 선자령에 다녀오다.

by 포리시스 2013. 1. 2.

   선자령에 다녀오다.

 

   <선자령>은 강원도 강릉시와 평창군 사이의 백두대간 능선의 고개이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옛날 대관령길이 나기전에는 영동과 영서를 오가는 나그네들이 이 길을 이용했다고 한다. 육안으로 보아도 832m의 대관령보다는 훨씬 높아만 보인다. 밀린 숙제도 많은데,...

 

[선자령 등반 안내도]

 

   지금은 영동고속도로가 대관령휴게소 부근으로 터널이 관통되면서 오가는 차량들이 한적한 휴게소가 되어버렸지만, 이 능선을 오르려는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역시 휴게소의 주차장에는 늘 북쩍대는 차량으로 가득하다겠다 싶다.

 

[국사성황사]

 

   해발 1,157m의 선자령.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능선의 서쪽 방면으로 눈에 묻힌 계곡에서 물길을 보긴 했지만 어느 곳인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성황사의 김유신 장군]

 

   평소에 트레킹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 으로도 유명하단다. 대관령 구휴게소에서 출발하여 국사성황사 - 휴게소 - 선자령을 거쳐 돌아오는 약11km 구간으로 시간은 대략 4시간여,... 등반을 마치고 알게되었지만, 굴곡이 심한 곳 없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등산로가 신체에 큰 무리를 주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이 선자령을 선호하는지도 모르겠다.

 

[멀리 풍력단지와 선자령]

 

   아름다운 설경 속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움을 얻어 보려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여태 겨울산행을  많이 해 보지 않은터라 미리 여러날 전에 장비도 창겨 넣었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있다는 것과 매서운 바람이 몰아칠 차가운 날씨라는 예보가 있지만, 마음을 먹고 정해놓은 것이니 되물릴 순 없다.

 

[전망대 오르는 길]

 

   오래전 구 도로를 넘나들 때에는 가끔 휴게소에 정차를 했던 기억이 있다. 이승복기념관이 아마 반대쪽의 휴게소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 외에는 예전의 기억이 많이 떠올려지지 않는다. 스패치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휴게소 뒷쪽의 입구에 들어섰다. 이미 많은 발자국들이 내린 눈을 다져놓아 발이 눈속에 빠지는 것을 많이 줄여 주었다.

 

[뉴밀레니엄 기념 '천년수' ]

 

   입구에서 1.2km 지점에 <국사성황사>가 있다. 산신을 모신 사당으로 주변에 산신각과 옆으로 <대관사>라는 암자가 있다. 암자의 마당을 쓸고 계시는 분의 말에 의하면 성황사에는 <김유신 장군>을 모신 곳이라하고 한다. 검색을 해 보니 <범일국사>를 모신곳이라고도 하는데, 두분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정확한 이야기는 확인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선자령 능선길]

 

   이곳 <국사성황사>는 <강릉 단오제>와 관련이 있단다. 단오제를 시작하기전에 이곳에 와서 산신제를 지내고 난 후에 <국사성황>을 모셔간다는 것이다. 성황사 앞에 거주하시는 분께서 이 암자를 관리를 하신다고 하는데 세세한 내력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부지런히 능선으로 올랐다.

 

[파아란 하늘 흰 눈 꽃이 참 좋았다]

 

   능선에 오르니 바람의 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세차게 서풍이 불어 눈보라가 휘몰아 쳤다. 얼굴을 꽁꽁 둘러싸메고 모자까지 뒤집어 썼다. 목에 걸린 카메라를 잡은 손의 손끝이 시려와 번갈아 바지 주머니에서 녹혔다. 이런~ 이런~,.... 이 추운날의 장관이려나?,... 네댓명의 산악자전거팀이 뒤따라 왔다. ㅠㅠ 이 추운날 눈길을 달린다???....

 

[오른쪽 풍력기 뒷쪽이 정상이다]

 

  끌고 밀고,.... 참 열성이면서 대단하다 싶다. 나도 자전거가 있지만 이런 생각은 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내심 언젠가 함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치밀어 올랐다. 선자령으로 향해 오르면서 눈꽃이 더욱 더 만발해 주었다. 이런 바람이라면 가지에 모든 눈이 날려 있어야겠지만, 가지마다 모두 꽁꽁 얼어 붙어 파아란 하늘과 어우러져 새로움을 연출해 주고 있다.

 

[대단하신 분들,..]

 

   초록의 하늘은 아니지만, 마치 푸른 바다속에 산호초의 군락마냥,.... 정말 녹지만 않는다면 커다란 가지 몇 개를 꺾어와 집안에 장식해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예쁘다. ㅎ

 

[아름다운 눈꽃]

 

   중턱의 전망대에 올랐다. 멀리 동해 바다와 강릉시가지 그리고 경포호와 경포해수욕장의 긴 해변선을 가늠할 수 있겠다. 산 아래로 고속도로의 윤곽이 션하게 그려져 있다. 능선과 계곡의 경계가 확연히 드러나 있는 산야는 동양화를 보는 듯하고,.. 능선위로 내려앉은 하얀 눈은 백지에 몇가닥 가지만 그려 놓아도 아름다운 선자령의 모습이 그려질 것 같다.

 

[정열의 진사님]

 

   멀리서부터 보이던 풍력단지의 거대한 기둥들이 차츰 다가왔다. 넓게 분포한 이넘들을 한 컷에 모두 담을 수 없어 아쉬웠지만, 푸르른 하늘과 흰 눈꽃,.. 그리고 무던히도 추위를 뚫고 눈길을 나아가던 사람들을 모두 담을 수 있어 기분이 아주 좋았다. 인생은 무한한 경험과 도전일거다. 걱정이 앞서 오지 않았다면 이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담을 수 없었을테니 말이다.

 

[선자령 인증샷]

 

    <백두대간선자령>. 커다란 표지석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 거센 바람 때문에 삼각대에 의존할 수 없어 주변에 부탁을 했다. 인증샷은 기본이니까,.. 풍향계에 매달려 있는 속도기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빠르게 달렸다. 그 만큼 빨리 내려가라는가 보다.

 

[너무 아름다운 설경]

 

   이 추운 곳에서의 점심이란 생각도 못 하겠다. 물병에 담아온 매실차가 완전 슬러시가 되어 버렸다. 도시락을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아주 차갑고 딱딱한 누룽지를 씹는 맛 일거다. 내려오는 길에 다소 바람을 피할 곳을 찾았다. 능선보다는 덜 추웠다. 배낭소에서 영양식과 따끈한 커피 한 잔 했다.

 

[하산길에,..]

 

   하산길에 조금 헤메이기는 했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산행을 했다. 문득 사계의 선자령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도 여름도 가을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시원스런 생각이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