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계곡
난고 김삿갓[1807~1863]의 생애
선생은 안동김씨의 시조인 고려 개국공신 선평의 후예로 순조 7년(1807) 3월 13일 경기도 양주군 회천면 회암리에서 부 안근과 모 함평이씨 사이의 이남으로 출생하였고, 본명은 병연이고, 호는 난고이다.
[김삿갓 계곡을 알리는 아치형 조형물과 김삿갓 상]
순조 11년(1811)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을 때 조부 김익순이 선천부사로 있으면서 홍경래에게 항복, 역적으로 몰려 폐족처분을 받아 가족이 영월로 옮겨와 은둔생활을 하였다.
[유적지 안내도와 김삿갓 생애를 기록해 놓은 시설물]
이러한 생활에서도 모친은 자식에게 조부의 사연을 감추고 글을 가르쳤으며, 20세 되던 해 영월 동헌에서 백일장에 응시하여 조부를 비판하는 글로 장원이 되었다.
[계곡 전경]
그 후에 조부라는 사실을 알고 자책과 통한을 이기지 못하여 22세에 집을 나서 방랑생활을 하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시로 읊어 서민문학의 큰 틀을 마련하였다.
[난고선생 유적비와 꼬마신랑]
1863년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에서 작고하여 그 곳에 묘를 썼으며 삼년 후 둘째 아들 익균이 지금의 묘로 옮겨 모셨다.
한참을 굽이굽이 돌고 오르막 길을 따라 드디어 계곡에 도착했다. 벌써 많은 사람들로 계곡의 이곳 저곳이 북쩍댄다. 입구는 마치 유원지의 풍경을 보는 듯 하다. 길가에 늘어선 행상인들.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로판매점들,...
[서낭당]
계곡의 입구에 세워진 안내문을 읽고 아기자기 세워진 조형물을 관람하면서 오르막 길을 가다보면 잘 꾸며지지 않은 건물이 한 채 있다. 보통 마을의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서낭당처럼 보이지만 젯상 위에는 신위가 모셔진 것처럼 보이고 서민들의 애환을 함께 해온 막걸리와 소주병. 잔이 놓여져 있다.
난고를 위한 것인지 아님 오래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축원을 하던 곳인지 알 수 없지만, 항상 이렇게 누구나 찾아와 제를 올릴수 있도록 준비하여 둔 것 같다.
[시선난고김병연지묘]
녹음이 짙은 아담한 묘의 주변에는 들꽃이 만발해 있다. 시선난고김병연지묘,.. 라고 새겨진 비석, 묘지 앞에 놓여진 상석이 아주 평범하다. 잘 깎아 다듬지 않았고 자연석을 그대로, 자연석에 그대로 글씨글 새겨 넣었다. 자연을 벗삼았고 서민들과 함께 해 온 그의 평범한 삶을 그대로 대변해 주는 듯 싶다.
[명천]
明川明川人不明
漁佃漁佃食無漁
밝다 밝다 하면서 사람을 밝지 못하고
어물전 어물전 하면서도 어느 한 집 식탁에 생선은 없네.
한 때 그는 함경도 길주와 명천지방을 지나다 하루 묶기를 원했으나 본래 과객을 재우지 않는 고을 사람들의 고약한 인심을 빗대어 읊은 시라 한다.
[묘에서 내려다 본 계곡 공원의 풍경]
무더위가 더해지는 이 계절에 이 곳을 찾은 가족과 여인들의 발걸음이 제법이다. 평소 그를 생각했던 사람들 만은 아닐 것인데,...
계곡으로 흐르는 맑은 물에 발을 담그니 차갑기가 냉동고다. 막 꺼낸 얼음을 타 놓은 대접속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실때 느껴지는 갈증처럼 이 곳의 경관 또한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그가 생애 남겨 놓은 의미 깊은 많은 시를 읽는 사람들은 새삼 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시대가 변하였고 세대가 다르지만 마음 속 깊이 느끼는 그의 시에서 새로운 생의 묘한 진실을 발견할 수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들에게 다시금 뒤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지침서가 되기를 바라며,...
[자영]
겨울 소나무 외로운 주막에
한가롭게 누웠으니 별세상 사람일세
산골짝 가까이 구름과 같이 노닐고
개울가에서 산새와 이웃하네
하찮은 세상일로 어찌 내 뜻을 거칠게 하랴
시와 술로써 내 몸을 즐겁게 하리라
달이 뜨면 옛 생각도 하며
유유히 단꿈을 자주 꾸리라
[샘물을 떠 마시면서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읊은 시]
白髮汝非金進士
我亦靑春如玉人
酒量漸大黃金盡
世事縡知白髮新
허연 머리 너 김진사 아니더냐
나도 청춘에는 옥인과 같았더라
주량은 점점 늘어가는데 돈은 떨어지고
세상 일 겨우 알만한데 어느새 백발이 되어 버렸네
공원의 자연석과 조형물에는 그가 남긴 많은 시가 각인되어 있다.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한 번쯤은 그의 시를 통해 "난 평범하고 보통사람임"을 되뇌이고 있지는 않은지,...
뒤쳐지지 않으려 발버둥을 치는 현대인들의 불치병을 시원하게 풀어줄 그의 시 속에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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