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축제(고양동)
<정월 대보름>,...
오랜만에 퀘퀘묵은 먼지를 털어버릴 겸 카미라 둘러메고 함 나섰다. '날이 날인 만큼 <대보름> 행사가 있을법도 허거늘,' 생각하면서,... 전날 지역축제.행사 등 두루 검색을 해 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주민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 겨울이 시작된 후 아마도 처음 출사인 듯 싶다.
[본 행사에 들며,. 사물놀이]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다는 고양동 주민들의 화합의 장 <정월대보름 축제>,... 나름의 생각으로 설날과 중추절이 조상. 부모. 친지. 가족을 위한 명절이라고 본다면, 대보름은 아마도 마을사람들 전체가 어우러지는 공동체의 명절이라고 여겨진다.
[연날리는 아이들]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연날리기>,.. 등 다양한 놀이를 통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 이웃 사람들과의 마음을 돈독하게 해 주는 날이 아닐까 싶다. 또 화합할 수 있다는 면에서 언듯 설 보다도 큰 명절로 불리웠다고 들은 것 같다.
[가장 큰 소원 가족을 위함이겠죠,..^^]
어렸을 때에는 정말 재미있고 위험천만한 일들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쥐불놀이다.
낮에 빈 캉통을 구해서 못으로 깡통 표면에 빼곡하게 구멍을 뚫고, 불에 강한 철사 줄을 길게 엮은 불깡통 - 망우리(방언) - 을 만들어 놓는다. 또 소나무 옹이(소깽이), 낡은 고무신 등을 주워다 깡통에 잘 넣어질 수 있는 크기로 잘라 비료포대에 담아 놓는다.
[고양골두레패의 공연]
저녁을 먹고 난 후 어둑어둑해지면 마을 앞 논바닥에 동네 선.후배 모두 모여 깡통에 불을 붙여 돌리는데,. 쥐불놀이다. 소나무와 고무가 탈 때 뿜어지는 그으름 냄새가 온 몸에 가득하다. 한참 활활타오르는 깡통을 공중으로 힘차게 던지면 낙하하는 불꽃이 흐트러지면서 요즘 폭죽놀음과도 같은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환호성을 자아냈던 에어로빅~ ]
불꽃이 멀리 짚가리에 날아가 불이 붙어 전부 타버려 어르신들께 혼난 적도 있다. 논에 쌓아둔 볏짚은 그 집의 소가 여름철까지 먹을 양식이다. 그 시절 생각해 보면 참 웃음이 나온다.
[풍경-투호놀이]
사실 추억도 추억이려니와 난 쥐불놀이 모습을 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 마음이 이 걸음을 하게 한지도 모른다. 넘 이르다 싶었다. 관계자들 외에 어르신들과 아이들 몇 몇이 소지문에 소원을 담고 있다. 나도 굵직한 문자로 가족 건강이라 담아 걸어 놓았다.
[째즈댄스 공연]
안내문을 하나 들고 진행 과정을 살펴 보았다.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 보인다. <불꽃놀이>,... 관계자에게 시간을 물어보니 18시 30분쯤이란다. 나름 높이와 거리 등을 계산하고 위치를 보려하니 마땅한 곳이 없다. 우선 행사의 진행에 맞춰 대처해 보기로 했다.
[태평소를 불고 있는 어르신]
행사의 흥을 돋우는 건 역시 사물놀이다. 전 과정을 진두지휘 하듯 분위기를 한껏 높여준다.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이는 어르신들,.. 뛰어다니는 아이들까지 분위기 확장시켜 주었고,.. 하지만 조금 아쉬움은 주변의 진사님들 때문인지 무표정 모습,... ^^
[풍경-야경]
점점 어두워지자 많은 주민들이 참석해 주었다. 아마도 주말이나 휴일이였다면 엄청 많은 분들이 참관.동참해 주었으리라 생각되었다.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성을 받았던 어머님들의 에어로빅 댄스~
대단했다. 나도 멍~ ㅋㅋ. 격렬한 동작에 주민분들 앵콜이 마구 쏟아진다.
[달집태우기 전 고사지내기]
도중에 진행하시는 관계자로부터 행사 진행 과정을 담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곤혹스러웠다. 잘 담아지면 보내주겠다고는 했지만,.. 부담이 컷다. 내가 담은 사진을 보내주긴 했는데,... 자료로 사용될지는 모를일이다.
[달집에 점화할 불씨를 보내는 광경]
이번 출사는 나름 배운것이 많다. 전문가답다라는,.. ㅎㅎ
[정성스런 기원,...]
갑작스런 환경에 버벅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니,... 달집태우기에서 갑자기 불꽃이 오르니 삼각대도, 거리도,... 참 난감했다. 손각대의 한계를 느꼈다. ㅠㅠ 고개를 쳐들고 삼각대의 무게까지 감내하려니 숨소리보다 가슴이 더 뛰었다.
[드뎌~,... 달집이 다 탈때까지 달님에게 소원을,..]
게다가 배터리까지 접촉불량으루,.. 떠~억~
[생각지 않았던 불꽃놀이]
한 분이 내게 다가 왔다. 취미생활이라고 답하니 대단하다고는 하는데,... 고장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단다. 명함을 내게 건내주어 고맙게 받았다. 귀가 후에 몇 마디 문자로 이야기 하고 아쉬움과 반가움을 표했다. 나중에 함 싸이트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손각대에 의존 - 많이 튀었당, 그래두 아까워서,.. ㅋㅋ]
요즘은 광고가 아니더라도 알리는 방법이 참 다양해 졌다. 고향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이들도 많다. 개인의 득을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닐진대,.. 이분들이야 말로 참 대단하다 여겨진다.
[대보름의 하일라이트?... 쥐불놀이]
오랜만에 아주 작은 지역의 행사이기는 했지만, 큰 의미를 담아 보았던 날이었다. 밤 하늘 둥그런 달님이 비추어 주는 논바닥에서 불을 지폈던 그 시절과는 달리 높다란 아파트에서 뿜어지는 휘황찬란한 조명빛에 옛 정취는 아니였지만, 그 아래서 즐겨보았던 쥐불놀이는 분명 시대.문명의 변화이겠다.
[진사님도 어우러지고,.. ㅎㅎ]
이번 정월 대보름 행사는 미래의 주인공이 될 어린이에게는 꿈과 낭만을 심어주고 시민여러분께는 농촌의 정서와 불놀이의 추억을 회상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으로 확신하며, 가족들과 함께 오시어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란다는 축사의 말처럼 많은 주민분들 뜻 깊은 시간이 되셨을 거다.
[가족들과 동참하여,..]
<대보름>,.. 둥그런 달님의 가장 넓은 마음으로 일년 내내 더욱 더 화합하고 쥐불놀이의 둥그런 링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이기를 기원해 본다.
[폭죽을 마주잡고 논뚜렁에 앉은 부자 - 마지막 아쉬움을 날려버리 듯,..]
돌아 오는 길에 내 몸에서 전해지는 그 논바닥에서의 불내음,.. 그 것은 쥐불놀이를 끝내고 컴컴한 밤길을 걸으며 집으로 향하던 내 모습이었을 거다. ^^
'경기도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 강화 #강화향교 #시유형문화재 제34호 #학궁 #강화향교예절교실 (0) | 2012.05.08 |
---|---|
#경기 강화 #고려산 #고려산 진달래축제 #오련지 #천축조사 (0) | 2012.05.01 |
경기 양주(4) - 회암사 (0) | 2011.12.07 |
경기 양주(3) - 회암사지 (0) | 2011.12.05 |
경기 인천(3) - 월곶포구(한가네횟집) (0) | 2011.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