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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기행

경북 울릉군(7) - 예림원과 나리분지 그리고 죽도

by 포리시스 2012. 9. 15.

   예림원과 나리분지 그리고 죽도

 

   이곳 울릉도는 마을 어귀를 제외하고 모든 해안의 도로는 거의 절벽을 끼고 도는 형상이다. 모래밭의 백사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해안도로의 곳곳에는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 참 많다. 현포항에서 천부항 방면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예림원>이 있다. 사유지인 이곳은 천혜자연과 조경으로 잘 가꾸어진 아담한 공원이다. 작가의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아름다운 조형물들이 즐비하게 손님들을 반긴다.

 

[예림원 입구]

 

   사유지인만큼 입장료 징수는 기본,... ㅎㅎ 가족 모두 매표를 하고 동굴 모양의 입구로 들어섰다. 작은 연못이 눈에 틔고 이내 정원에는 많은 분재를 비롯해서 글자를 각인하여 만든 조각품들이 눈길을 끈다. 많은 작품들과 어우러질 시간이 턱도없이 짧다. 매표는 하고 들어왔지만 이 곳에서도 작품들을 넉넉한 마음으로 감상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연못과 주변의 조형물들]

 

   정원의 서쪽에는 반듯한 절벽이 수묵화를 보듯 운치를 자아내고 중턱의 바닷가 쪽으로 전망대가 있다. 절벽을 타고 가다시피 계단이 시설되어 있어 전망대까지 약 5~10분여 정도면 족하겠다. 오르는 길에 높다랗게 쳐다뵈는 절벽위에서 떨어지는 많지 않은 물방울들,... 이 곳의 폭포 주변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쉬이 멈추어 진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뵈는 주변의 풍광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공원에서 본 폭포]

 

   정원의 녹음속에서는 각양각색 옷차림의 방문객들이 작품들을 감상하며 인증샷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나와 함께 왔던 분들도 어딘가 그 속에 뭉쳐져 있을거다. 나는 잠시후면 떠나겠지만, 이곳의 주차장으로 손님들을 계속 입장시켜 줄 미니버스와 손님을 싣고 나가는 차량의 움직임도 연신 비틀거린다.

 

[아래 현포항 방파제, 바위 위에 전망대]

 

   여행의 즐거움이란 마음이 넉넉해짐 속에 즐겨 보는 맛도 있을터이지만,.. 뭔가 분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촉박한 다음 여정의 시간에 쫓기다시피 짧은 눈요기가 얼마나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줄까 싶은 마음에 더욱 더 뷰에 많이 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망대에서 본 코끼리바위]

 

   해안도로 변으로 작은 콘크리트 건물이 보인다. 단층으로 보이는 제법 든든한 이 하얀색의 건물이 수력발전소란다. 지나쳐 왔던 곳의 풍력발전기가 고장이 난 탓에 이곳에서 모든 전력을 공급해야하는 버거움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전망대에서 공원을 한 눈에]

 

   천부항에서 멋진 장면을 보게 된다. 해변에 콘크리트로 만들어 놓은 수영장이 그것이다. 아기자기한 맛의 밋밋한 미니수영장. 수영을 즐기는 사람은 몇 안 되지만 의미있어 보였다. 또 다시 계곡을 거슬러 올랐다. 작은 미니버스의 요동이 가장 심했던 곳으로 기억된다. 동승했던 많은 분들에게 엉덩이에 힘까지 주라며 이 길에 단련된 기사님은 정말 제 맘대로 회전을 했다. 시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제법 평탄한 구릉지가 여기 저기눈에 띈다. 함석을 둘러놓은 듯 작은 상자들이 있는데, 염소를 방목하는 이 곳에서 녀석들의 집이라고,..

 

[아담한 온실]

 

   기사님은 버스가 단번에 언덕을 오르지 못하면 평탄한 곳까지 후진을 해야 한다며 나타나는 곳의 언덕이라면 연신해서 속력페달을 밟았다. 이놈의 미니버스 엔진이 무척이나 뜨거웠을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중턱에 다달았을 무렵 붉은색을 입은 홍살문이 보였다. 홍살문은 신성시하는 곳의 입구에 세워지는 양 옆의 기둥 두개와 그 위로 살을 밖아 만든 문인데,...

 

[염소집]

 

   역시나 나리분지 초입에 세워진 것으로 신성한 의미의 문이라고 설명한다. 정상에 오르는 동안에도 수도 없는 회전이 이어진다 싶었다. 이 곳에서의 운전 솜씨도 보통이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더욱이 우리를 안내하는 사람이 자부심이 강한 여성운전자인 가이드라는 사실,...

 

[나리분지 진입로의 홍살문]

 

   나리분지로 들어가는 고갯길에 전망대가 보이고, 빙둘러 산맥이 감싸 안은 듯 넓다란 평야의 모습이 눈에 든다. 이 곳이 나리분지다,... 소학교때 사회시간에 이 나리분지가 소개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투막집과 너와집이 생각났다. 울집 아이들이 있으니 분지의 모습을 담고 이 두 채의 집을 구경하면 이곳에서 관광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겠다 싶었다.

 

[마을 풍경 - 경로회관]

 

   드문드문 가옥이 있고 넓직한 옥수수 밭도 지났다. 너와집과 투막집의 옆 길을 따라 시내버스의 정류장도 스쳐 지나면서 울긋불긋 글씨가 세겨진 까페 오픈을 알리는 플랭카드가 걸린 집에 도착을 했다. 가이드가 이곳으로 오는 도중에 <씨껍대기술>을 광고하면서 온 곳이 이곳이라 여겨졌다.

 

[나리촌 홈페이지 소개]

 

  언젠가 TV에도 소개가 되었다는 곳으로 확인을 해 보니 아주머니는 육지 사람으로 이곳으로 시집을 와 살고 있다는,...  이 분지의 마을에 주민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하루 하루 밀려드는 관광객을 생각하니 이 평화로운 마을에 육지의 인심이 전해지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투막집 - 담장 역활을 해 주는 우대기]

 

   <투막집>은 경상북도 울릉군 나리 117-4번지에 있는 문화재자료 제 182호이다. 이 건물은 1940년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본래 <고영환>씨 소유였으나 문화재로 지정된 후 1987년에 울릉군에서 토지와 가옥을 매입하여 보수 관리하고 있다. 정면은 4칸 규모이나 큰방과 머릿방만이 투막집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우대기와 건물 사이 공간]

 

   큰방의 좌측에는 부엌을 두었는데 그것은 바닥을 낮게 하여 부뚜막을 설치하고 내굴로 구들장을 놓았다. 부엌을 포함한 3칸의 주위에 우대기를 둘러쳤는데, 우대기는 지붕의 처마 끝 안쪽에 처마를 따라가며 여러 개 가는 지둥을 집 주위에 세우고 출입구만 비워둔 채 새로 이엉을 엮어 가는 기둥에 붙여 만든 외벽이다.

 

[너와집]

 

   출입구에는 억새를 발 같이 엮어서 매어 달고 말아 올렸다 내렸다 하여 개폐를 하게 하였다. 몸체의 좌측에는 원래 1m 가량 떨어져서 네 귀퉁이에 기둥을 세우고 새로 이은 지붕만 있는 외양간이 독립 건물로 배치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외양간을 철거하고 부엌의 좌측에 우데기만 두른 헛간을 1칸 연접시켜 정면 칸수가 모두 4칸이 되었다. 울릉도 개척 당시 주거의 구조와 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다.

 

[너와집 내부 - 재질 차이로 투막집과 같아 보였다]

 

   <너와집>은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나리 124번지에 있는 중요민속자료 제 256호이다. 이 집은 울릉도 개척 당시(1882)에 있던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너와집으로서 1940년대에 건축한 것이다. 이 집은 4칸 일자집으로 지붕은 너와로 있었다. 큰방, 중간방, 갓방은 전부 귀틀 구조로 되어 있는데 큰방과 중간방은 정지에서 내굴로 되었고, 갓방은 집 외부에 우대기를 도출시켜 별도의 아궁이를 설치하였다. 집 주위는 전부 우대기를 돌리고 앞부분에는 폭을 넓게 잡은 죽담이 있다.

 

[정지 - 부엌]

 

   아이들과 너와집 투막집을 구경하는 동안에도 또 다른 차량들이 속속 마을로 진입을 했다. 함께 왔던 어르신들은 이미 씨껍대기술을 한 두 잔 하신 모양이다. 차량에 탑승한 최연소의 울집 어린이들 때문에 버스내에서 야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 못했던 가이드의 입담이 많이 처량해 보였을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버스정류장]

 

   이날은 독도여행이 예정되어 있어 좀 빠르게 이곳을 출발했다. 도동항으로 되돌아가려면 시간이 빠듯해 보였지만, 기사 나름대로 이곳의 정착민 답게 속력을 많이 냈다. 사실 법규 위반도 여러차례 했었지만 시간을 많이 지체한 객들에게도 책임이 있었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달려라 달려~ 를 외쳤는지도 모르겠다.

 

[죽도 선착장]

 

   <죽도>.... 죽도는 도동항에서 미니 유람선을 타고 20여분 가량이면 도착한다. 현재 거주민과 관광지로 관리자가 있었던 것 같다. 이 곳에는 부모를 모시고 아들 한 명이 살고 있었는데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는 아들 혼자 살고 있다고 들은 것 같다. 섬 전체가 총각의 것이라며 시집오려는 사람은 몸만 오면 된다나? 가이드의 말이다.

 

[거주민의 주택인것 같다. 특산품 판매도 함께,..]

 

   많은 갈매기떼가 유람선의 후미를 연신 쫓는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 때문일지도 모른다. 역시 이 유람선에 많이 길들여진 듯 싶다. 도동항, 저동항, 내수전전망대 관음도 주변의 해상관광이 이어진 셈이다. 선체에서 보는 해안의 지형들도 상쾌하리만큼 시선을 끈다.

 

[여행객과 건너편의 관음도]

 

   선체의 후미에 탑승한 탓으로 녀석들과 신나게 놀기는 했으되 기억되는 놈이 몇 안된다. ㅠㅠ 울릉도에서 보았던 죽도,... 빙둘러 깎아지듯 절벽이 짧게 자른 머리처럼 느껴졌지만, 막상 부두에 내려보니 절벽이 말이 아니게 높다. 달팽이관 모양으로 계단을 오르고 연신 암벽과 어우러진 작은 대나무숲 오솔길을 걸었다.

 

[울 아들이랑,..]

 

   대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처럼 매표소에 다다르고 또 언덕을 오르는 동안 해안변으로 많은 대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섬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다소 언덕이 형성되는 듯 싶다. 섬에서 더덕을 재배하는가 보다. 잠시 들렀던 곳에서 이 섬의 주인인듯 한 분과 몇 몇 분들께서 마치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듯 보였다.

 

[풍경이 좋아 한참을 머물렀던 곳]

 

   북쪽으로 해안 산책로를 따라 소나무숲길을 돌아 동쪽으로 이어지는 약 30여분 가량 걸음으로 섬의 관광을 마쳤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관음도는 물론이거니와 어느 곳을 바라 보아도 우리 국토는 역시 멋쟁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즐거움과 아쉬움을 안고,...]

 

   심해선 밖 한 점 섬 울릉도,...

   무엇보다 날씨가 좋아던 것이 제일 큰 선물이었고, 두 눈으로 즐기기에 부족하리만큼 우리 강산의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그 다음의 선물일 거다. 나름 가족들의 들뜬 듯 표출되었던 구간구간의 느낌들도 한 몫 해 주었고, 사람들과 문화는 육지와 같을지언정 풍경 만큼은 크게 다를거라던 직원의 귀뜸이 잘 느껴졌던 섬이라 여겨본다.

 

[녀석들도 아쉬워 마중을 해 주려나 보다 ㅎㅎ]

 

   울릉도와 독도 여행,....

   우리집 귀염둥이 딸래미는 자칭 독도지킴이다. ㅎㅎ 얼마나 독도를 사랑하는지 카톡은 물론 온통 독도 이야기로 도배를 한다. 친구들에게 독도여행의 즐거움을 선물하고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 있었던 것처럼 지킴이 덕분에 나 또한 이번의 여정길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아 내심 내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흐믓해 했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짧은 여정으로 길게 소개하려니 글 솜씨가 영 말이 아니고 울릉도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진 것은 아니다. 혹 이 글을 보고 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는 역시 나의 이야기로 언젠가 블로그북에 게재될때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는 재미가 솔솔할거라는 생각으로 나름 장문을 남겨 보았다. 바쁘다보니 참 오래도 가지고 있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