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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기행

#서울 강동구 #둔굴 #일자산 #이집 선생 #공민왕 #신돈

by 포리시스 2014. 5. 2.

강동구의 관광안내도를 보니 <둔굴>,... 이라는 유적지 표시가 눈에 띈다. 주변 분들에게 물어 물어 어렵게 찾을 수 있었다.

 

일자산 능선으로 오르기

 

<둔굴>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과 경기도 하남시 감북동 사이에 위치한 해발 134m의 나지막한 <일자산>의 능선 북서쪽에 위치한 자연 형태의 석굴이다.

 

공원 안내도와 이정표

 

<일자산>은 이름 그대로 능선이 군더더기 없이 일자로 뻗은 산이란다. 오르는 길에 계단이 있어 끌바를 하기는 했지만, 그리 높지 않아 잔차를 이용하더라도 쉬이 오를 수 있는 산이겠다. 

 

주능선의 길에 도착

 

<둔굴>은 고려말 대학자 이집 선생이 공민왕 17년(1368) 신돈의 실정탄핵을 계기로 신돈의 박해를 피해 일시 은거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걷기 좋은 길

 

은거 동안의 고난을 자손후대까지 잊지 않기 위해서 호를 <둔촌>으로 바꾸었다고 하고, 현재 둔촌동의 동명 유래는 이집 선생의 호인 둔촌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공동묘지

 

크게 보잘것 없는 굴이라 여겨서인지 많은 분들이 이 곳을 잘 모르고 계시는 듯 싶다. 수 년 간 주변에 살고 있지만 처음이라는 말씀도 들렸고, 작은 굴이 그것인가?,.. 하시는 분도 계신다.

 

우측은 하남시다.

 

지역의 여행을 하다보면 이러한 면에서 그 분들보다 내가 먼저 알게되었다는 자부심도 느끼곤 한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에 전망대 쉼터에는 목재 테크가 제법 넓게 만들어져 있다.

 

쉼터의 둔굴 안내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법한데 무슨 연유인지 커다란 그루터기가 잘려 있다. 능선의 남쪽으로 하남시 감북동의 공원묘지가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마을이 들어서 있다.

 

둔촌 선생에 대한 시

 

주변을 트레킹하시는 분들에게는 제법 호젓한 공원을 연상케 하는 맛깔스러운 산이라 여겨진다. 쉼터 앞 안내판을 보니 이곳이 '강동구 그린웨이'다.

 

강동그린웨이

 

올림픽공원에서 이곳 일자산을 경유하여 고덕산, 명일역데 도착하는 약 10여 킬로미터 구간의 코스다. 두어 시간 넘게 걷는 재미도 솔솔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둔굴

 

쉼터의 목재테크 북쪽으로 계단이 있다. 쉼터의 바로 아래에 위치한 둔굴로 이어진다. 계단을 내려가니 비로소 나즈막한 굴이 보인다. <둔굴>이다.

 

예전엔 깊고 규모가 컸다고 한다.

 

외관상 보이는 굴의 규모는 깊거나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쉬고 있던 어느 주민분의 이야기인즉 예전에는 깊이가 꽤나 깊었다고 한다.

 

쉼터 바로 아래에 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그 모습은 이렇게 변형이 되었던 것 같다. 이 곳은 광주이씨 대종회에서 2007년 사업비를 들여 굴 주변으로 목재 테크 및 계단 시설 등 <둔굴>정비 사업을 하였단다.

 

쉼터로 오르는 계단, 둔굴 안내문

 

입구에 그 표지석이 있다. 이 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안락한 휴식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글도 새겨져 있다.

 

둔굴 정비에 관한 글

 

규모가 작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여겨지지만, 한 지역의 지명의 유래가 되었던 곳이라는 의미가 참 크다 하겠다. 오늘도 또 한 가지 새로움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남시

 

인생 백 년을 봄날의 꿈으로 여겼더니

서늘바람 불어오니 가는 세월 느껴웁구나

때를 맞춰 풍월은 늘 벗이 되어주고

흥 곧 나면 천지가 곧 내 집일세.

 

내려오면서

 

예전에 천안에서 재임했을 때

두선생의 높은 가르침을 보았네.

 

책을 읽어 노력하여 배우며

생활 또한 힘써 게을리 하지 않았네.

 

입구에 시 한 수

 

아, 내 머리 세어 갈 때까지도

그대에게 더욱 도를 밝혀 들었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나

남북엔 아직 병화가 끝나지 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