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피집
굴피는 참나무의 두꺼운 껍질로, 굴피집은 이 껍질을 사용하여 지붕을 덮은 집을 말한다. 어렸을때 스치듯 보아오던 것임에도 그 것에 대한 무관심으로 기억에서 잊혀져 있다가 아주 특별한 기회에 이런 집을 만나게 되어 함 소개해 보려 한다.
[굴피집 전경]
시골에서 자랄때 어르신들께서는 굴피를 채집하여 판매를 하던 때가 있었다. 그 분들은 이른 아침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참나무의 껍질을 벗겨 말려 놓은 다음 몇 일이 지나 커다란 묶음으로 지게에 싣고와 이를 다시 상인에게 판매하여 소득원으로 하던 때였는데, 그 때 굴피의 사용은 콜크마게로 사용하기 위해 수출을 하였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얼마전 까지 주거지로 사용되었던 집]
굴피를 시골에서는 <툽>이라고 불렀는데, 모내기를 할 때 어머님들께서 넓직한 가마솥에서 구워 낸 누룽지를 함지박에 쌓아 두었던 것과 닮았다고 표현하고 싶다. 지붕에 얹혀진 모양도 그러하겠지만 굴피의 표피에서 전해지는 내음도 결코 싫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즐비하게 놓여진 생활 도구]
요즘에는 이런 집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어렵게 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전국적으로 손가락을 셀 정도다. 최첨단 아파트 등 건축기술의 발달로 모든 주거생활 환경이 변해가고 있는 이 시대에 굴피집에서의 생활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
[정지(부엌)문과 안방 문 - 주인의 정이 깃든 제비집]
처음 약간의 비포장 도로를 지나니 계곡으로 흐르는 냇물이 꼬불꼬불 이어지고 차 한 대 지날 정도의 길에는 시멘트로 말끔하게 포장이 되어 있다. 군데군데 길 옆으로 팬션들이 들어서고, 이 집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느껴진다. 안방 문 앞의 디딤돌에는 신발이 없고, 안쪽을 향해 불러 보았지만 여전히 인기척이 없다.
[진입로에서 본 전경]
굴피집을 나서서 오는 길에 집 주인 어르신을 만났다. 주인께서 내부를 보았냐고 반문하길래 주인이 없어 문을 열어 볼 수 없었다고 하자. 작은 방에는 벽이 무너졌다며 문을 열어 보지 않은 나보다 아쉬움이 더 커 보인다. 되돌아 가려다 이미 떨어진 발걸음인지라,... 굳이 소재지를 알리지 않아도 검색이 가능하겠다.
집 주인 어르신께서는 굴피집의 앞쪽에 새로이 집을 지어 살고 계신다. 삼척에 있는 굴피집의 몇 몇 가구가 문화재로 등록되어 보존되고 있는 듯 싶으나, 이 집의 보존 여부는 잘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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