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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만의 택리지를 꿈꾸며,...
풍경사진

한강 오리군무???

by 포리시스 2012. 2. 27.

   한강 오리군무???

 

   몇 일 전이다. 방학이라 이른 아침부터 집으로 몰려든 아들 친구 녀석들에게 쫓기다시피 카메라 가방을 챙겨 둘러메고 오랫만에 한강변으로 향했다.

 

   갑작스런 일이라 어디로 갈까 망설였지만, 내게 가장 단순한 코스는 역시 한강변이다,...

 

[창릉천 하류 - 산책중인 사람들]

 

   양화대교까지 쭈욱 달려서 선유도를 경유하고 한강 건너로 한 바퀴 돌아 볼 생각이지만, 이래저래 거리가 만만치 않겠다.  이미 배낭 속에는 따끈한 커피랑 간식거리를 조금 챙겨 넣었다. 제법 묵직하다.

 

   근거리는 항상 나의 사랑하는 애마를 이용한다. 근 15년 동안 내게 삼단 밖에 안 되는 이 녀석은 많은 발품을 덜어 주었다. ㅎㅎ

 

[세월을 낚고 있었을 강태공은 아닐런지]

 

   오랫만이다. 주변으로 높다란 나무 위에는 내 일거수를 지켜보던 솔개가 있다. 나를 피해 가끔은 이나무에서 저나무로 긴 날개를 펴며 이동을 해 준다. 까치 가족에게 쫓기는 녀석은 솔개려나?,.. 한참을 허공에서 기득권 싸움을 하는가 보다.

 

   청둥오리와 많은 이름 모를 철새들이 강변에 즐비하다. 우수.경칩에 대동강 물도 풀린다니 이 시기를 말함이겠다. 추위도 많이 멀어지고 있어 보인다.

 

[먹이 찾기에 여념이 없는 청둥오리 녀석]

 

   강폭이 적은 한강의 지류에는 아직 얼음이 많아 보인다. 가끔 얼음의 공기구멍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먹이를 건져내는 녀석과 강가 진흙밭에서 쉬고 있는 녀석들,..

 

   줌이 무척이나 아쉬운 렌즈를 탓하며 놈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구 갈대숲에 몸을 굴려보지만,.. 녀석들 눈썰미 역시 대단하다. 작가들님의 대구경 렌즈가 절실하다. ㅎㅎ

 

[어이쿠 놀래라~ㅠㅠ]

 

   멀리 도망도 아니하고 그져 렌즈에서 보일락말락한 거리를 유지하며 슬금슬금 거리를 두고 이동을 하는 녀석들이 얼마나 얄미운지,... ㅎㅎ

 

   요행히 언덕을 방패삼아 근거리 도달에 성공했다. 녀석의 머리가 아닌 엉덩이가 보여 다행이라 생각하고 줌을 하는데,.. 녀석이 먼저 튀어버린다. 어이쿠 놀래라~ 내가 더 아쉽다.

 

[아쉬움에~ 먼산 처다보는 마음]

 

   세월을 낚고 있으려나,.. 강태공의 모습도 항상 그 자리에 있다. 두툼한 옷차리으로 산책을 나온 사람들,... 주변을 달리는 자전거 매니아들에게 이 정도의 날씨가 딱이라 여겨진다.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왕래한다. 다리밑에서 쉬며 간단히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눠 먹는 친구는 세상사는 이야기도 함께 나눌거다.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듯 싶다.

 

[친구인듯,..다정한 모습으로]

 

   작년에는 이 곳 한강이 꽁꽁 얼었다. 강폭이 작은 지류의 강을 제외하고는 유유히 흐르는 물에 반사되는 햇살도 뿌옇게 뜅겨 준다.

 

   오늘은 운무가 대단한 날이다. 수면의 안개나 떠오르지,... 하는 생각과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햇님이 쨍쨍 떠 있을 시간이지만 저 하늘 밝은 곳 어디에나 있을거라는 추측이다.

 

[녀석이 내게 한참을 걸어오더니,.. 들켰다]

 

   연신 얼음 위를 걸어다니며 먹을 것이나 있었는지,.. 쪼아대는 까치녀석,.. 내게로 다가오다 멈칫하더니 이내 줄행낭을 해 버리고,..

 

   어디선가 오리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몇 마리 정도이겠거니 한다. 이내 산너머로 무리지어 날아 오는 녀석들이 보인다. 이녀석들,.. 혹 가창에서 날아온 거 아녀~~~ 기분이 좋았다. ㅎㅎ

 

[생각지도 않았던 오리떼]

 

   생각지도 않았던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렇게 많은 오리는 카메라 들고 다니며 처음 보았다. 가창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오리들의 군무는 아니지만,... ㅋㅋ 얼떨결에 들고 있던 카메라 휘둘러 보았다. 녀석들의 이런 희귀한 모습은 잠깐 동안만 보여줄 거다. 부지런히 셔터를 누르고,..

 

[반가움에 연신 눌러대고,..]

 

   그래도 이 곳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되다니,..

녀석들이 수면위로 내려 앉을 때까지 부지런히 들이댔다. 계속해서 날아오는 녀석들을 생각하니 카메라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잔잔하던 수면위로 하나둘,.. 순식간에 빼곡하게 검은 점들이 생긴다.

 

   참 이상할 정도다. 수면 위에는 가지런하게 줄을 지어 무리가 형성되었다. 마치 저 다리와 수평을 이루며 ,... ㅎㅎ

 

[다리와 평행하게 늘어선 오리떼]

 

   정말 우연의 일치이겠다.

   언듯 가창오리 군무의 시간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이녀석들도 그러하겠지,.. 녀석들이 내려 앉은지 얼마 되지 않았으되,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하나,....

 

   나도 앉아서 커피 한 잔 하면서 간식도 챙겨 먹고,.. 놈들 수면위로 떠 오르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내참! 무작정이 되어 버렸다. 내 생각만큼 이내 실행하려 들지 않는 녀석들,... 주변에도 또 한 무리의 녀석들이 이미 휴식중이다. 두 무리가 함께 어우러 주었으면 좋으련만,..

 

[한강변 풍경]

 

   언제일지 모르지만 녀석들이 날아오르려면 정말 오래 기다려야 할 듯 싶다. 이녀석들 때문에 양화대교까지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기다리는 동안에 주변풍경을 함 잡아보기로 하고,..

 

   한강주변에는 여러 습지가 있어 철새들이 많이 모여든다. 한강의 여려 지류중 안양천에 가장 많은 새들이 모인다고 들은 것 같다. 이곳의 주변습지에도 봄부터 가을까지는 다양한 야생화 군락을 볼 수 있어 나름 자주 찾는 곳이다.

 

[운무속의 방화대교]

 

   겨울철에 이런 묘미를 느끼게 되다니,.. ㅎㅎ

 

   하지만 아쉬움과 느끼함도 있다. 한강변으로 걷다보니 버려진 쓰레기 더미가 엄청나다. 폐 가전제품에서부터 공업용 자재까지,... 더욱더 많이 볼 수 있는것이 또 있다. 플라스틱 먹걸리 병,.. 푸르른 초목도 없는 곳에 초록의 막걸리병이 수북하다. ㅉㅉ

 

[붉은무늬 오목눈이 인 듯]

 

   전에 짧은 시간 습지에 관하여 관심을 가질 때이다. 습지의 중요성이란 내용의 글을 보면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자연자원의 보고라고 읽은 듯 싶다. 많은 생명체의 기초가 여기에 있고, 기본이 여기에서 출발할 거다. 이런 습지가 많이 파괴되면서 생태계에 변화가 생길거다.

 

   아름다운 한강을 많은 분들이 찾는다. 즐거움이 있을거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일거다. 그에 앞서 깨끗하고 원시적인 보전 또한 가꾸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잠깐이나 해 보았다.

 

[가자!!!]

 

   잠시 주변 풍경을 담고 이 곳에 다시 오자마자 기다렸던 놈들 이미 수면을 박차고 날아 오른다. 캬하~ 기가막힌 시간,... ㅎㅎ

 

   주변의 놈들도 가세하여 주었으면 좋으련만,... 많은 무리가 아니라 뭐 군무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나름 그런 의미로 위안을 삼고,...

 

[수면 위로 날으는 오리떼]

 

   줄지어 수면 위로 오르는 녀석들,.. 내심 이녀석들 저 쪽으로 이동해서 몇 번이고 왔다갔다 내게 꼬리치고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건 내 욕심일 뿐이고,.. ㅋㅋ

 

   줄지어 비상하는 놈들 하나 하나 더욱 가까이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제법 투자한 시간이 덜 아까웠다는 생각이다.

 

[비상]

 

   녀석들!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또 다른 행복을 안겨줄 거다. 한 참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 비록 커다란 황홀함은 아니였지만, 처음으로 놈들의 멋진 모습을 난 보았다. ㅎㅎ

 

   한강변의 풍경을 보니 모두들 기다리는 마음처럼 봄의 문턱이 가까워짐을 느끼겠다. 모든 사물에 새로움의 힘이 움트고 있을거고, 서투른 채비를 하고 있을 거다. 이 무리를 이끄는 놈이 선택하는 곳으로의 안전한 비행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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