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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만의 택리지를 꿈꾸며,...
나의 이야기

한옥을 짓다

by 포리시스 2012. 3. 18.

   한옥을 짓다.

 

   작년에 우리집 공주님과 <한옥의 이해>라는 내용으로 탐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지은 집이다. 전문 분야가 아니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생각 같아서는 몇 일을 집짓는 일에만 몰두해 금방이라도 끝내고 싶었지만, 울 공주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오랜시간 품을 많이도 팔았다.

 

[엉성한 한옥]

 

   집 짓기전 여름철 내내 많은 곳은 아니였지만 나름 한옥과 관련된 박물관을 찿아 다녔고, 일부 한옥촌과 한옥학교를 방문해 보았고, 첩첩 산중에 남아 있는 전통한옥을 수소문해서 탐방하고,... 여러 관련 서적도 들척여 보기고 했다.

 

[기둥,보,서까래-한옥의 기본 골격]

 

   재료는 대학가 주변의 문구점에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잘 다듬어진 목재를 구입해서 기둥과 써까래 등 기본 골격을 갖추었고, 대청과 쪽마루는 널을 깔아 시원함의 효과를 내 보았다. 흰색의 벽면 처리는 우드락을 사용했고, 아래쪽의 벽에는 벽돌을 쌓은 듯 효과를 내 보았다. 칼국수 반죽을 하듯 넓다랗게 밀어서 마르기 전에 미리 벽돌 모양으로 줄을 그어 놓았다.

 

[팔작지붕(왼), 맞배지붕(우)]

 

   문짝의 제작이 조금 까탈스러웠는데 창살의 제작과 창호를 바르는 것은 아들의 도움을 받았다. 문짝을 기둥에 연결시켜주는 경첩의 제작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크기가 한정되어 있으면 어느 정도 시도를 해 보았을텐데, 넘 작은 크기의 경첩을 제작하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 걍 플라스틱으로 붙였으되 문을 여닫음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외관은 별로라는 생각이다.

 

[사랑채 툇마루 난간]

 

   이 한옥을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역쉬 지붕의 기와다. 철물점의 플라스틱 파이프를 사다가 반을 쪼개어 사용하려 생각을 해 보았지만 그 단단한 놈을 균일하게 다듬을 자신이 없었고, 대나무를 잘라서 표현하려 해 보았지만 이 역시 쉬이 재료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정지-부엌]

 

   마지막으로 생각해 낸 것이 작은 틀을 만들어 반죽이 잘 된 진흙을 찍어 내는 거였다. 찍어낸 진흙을 크기가 다른 파이프에 둘러 암.수 기와의 모양을 만든 후 바짝 말렸다. 말리는 동안에는 모양이 변형되므로 계속 주물러 주어야 했다. 그리고 그 위에 진회색의 락카를 칠하니 그럭저럭 모양이 괜찮았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놈의 체력이 약해 쉬이 부서진다는 것,.. 지붕에 얹으면서도 많이 파손되었다. 얼마나 많은 기와를 찍어냈는지,...

 

[대청마루.쪽마루.디딤돌]

 

   한옥 한 채에 붙여지는 각각의 이름과 명칭이 엄청 많다. 지붕의 모양에 따라 맞배지붕. 우진각지붕. 팔작지붕 등으로 구분이 된다. 지붕의 여려형태를 한 눈에 구분할 수 있도록 하려 했는데, 보통 전문가가 아니면 생각도 못할 일이겠다.

 

[팔작지붕]

 

   서까래가 놓인 대들보 밑면에는 울집 공주님이 직접 써서 상량일을 기록해 두었다. ㅎㅎ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든 한옥,... 얼마나 많이 이해를 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나 자신도 많이 알게 되었다. 잠시마나 이 집을 만들면서 우리의 한옥을 음미해 보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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